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3+

"요즘 문예지 공동 낭독회" 참가 후기
munhak3 2018-02-21 17:25:35 조회 : 827

2017년 12월 26일에 있었던 <요즘 문예지 공동 낭독회>에 참석한 문학3 서포터즈 은혜, 주현, 수현씨가 행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요즘 문예지 공동 낭독회> 어땠나?


은혜  낭독회의 포문을 연 〔문학3〕의 만화 낭독이 정말 재미있었다.


수현  만화를 낭독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이전에 참여했던 낭독회들에서 시나 소설을 낭독하는 건 많이 봐왔는데, 낭독회에서 만화를 다룬 건 이번에 처음 봤다. 만화도 낭독으로 들을 때 새롭게 다가올 수 있다는 걸 느낀 것 같다.


은혜  만화를 낭독할 때 의성어와 의태어를 실감 나게 읽은 게 너무 유쾌했다.


수현  ‘공동’ 낭독회라 좋았다. 〔문학3〕을 비롯해 각자의 뚜렷한 모토를 가지고 활동하는 문예지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 보고 놀랐다. 또, ‘키친테이블라이팅이’나 아동문학, 고양이를 소재로 한 문예지 등 기존에는 만나보지 못한 다양한 장르의 문학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주현  이번 공동 낭독회에 오기 전에는 사실 문예지의 정체성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낭독회에 참여하며 문예지의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몇가지 얘기해보면, 우선 문예지는 매번 새롭게 편집하는 책이라는 점이다. 문예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정된 것으로 보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재정의하며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문예지 『영향력』은, 자신들이 정의한 ‘영향력’의 뜻을 깊이 생각하며 계속해서 의미를 변화시키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단과 비등단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으며, 글을 쓰고, 읽으면서 촉발되는 모든 영향력을 통칭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문예지에서 독자의 존재가 특히나 크다는 점도 느꼈다. 질의응답 시간에 『비유』 편집자가 말씀하신 “주체의 자리를 바깥의 독자에게 넘긴다”는 답변이나 『영향력』 편집자의 “독자는 곧 잠재적 작가이며, 『영향력』이라는 책을 계속해서 만들게 하는 사람”이라는 답변 등이 이러한 문예지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요즘 문예지들은 정체성이 뚜렷한 만큼, 문예지를 꾸준히 사는 마니아 독자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문예지 각각의 특색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문예지에 있어 독자의 의미는 매우 크기 때문에 독자와 상호 소통하려 노력하는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혜  독자와 편집자가 서로 소통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데, 이번 낭독회가 그런 기회가 된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문예지 편집자들이 낭독회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직접 묻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는 시간이 좋았다. 독자와 편집자가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 이번 공동 낭독회는 그런 면에서 독자는 물론 문예지 편집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주현  사실 이번 낭독회는 독자보다는 편집자를 위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편집자들도 문예지를 만들면서 독자들을 궁금해했을 것 같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편집자가 “우리 문예지를 누가 사갈까 궁금했다”고 한 게 이를 잘 보여준다. 편집자들이 자기 눈으로 직접 독자를 확인한 건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수현  주현이 말에 동감한다. 질의응답 시간에 답변하신 독자 대부분도 예비 편집자이거나 문예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었었다. 문예지를 만드는 사람들과 앞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너무나 유익한 낭독회였다.


은혜  문학몹에 참석하는 분들은 문학에 매우 애정이 있는 능동적인 독자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질의응답 때 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Q. <문예지 공동 낭독회>에서 아쉬웠던 점은?


은혜   질의응답 시간이 다소 모자랐던 것이 아쉬웠다. 질의응답 시간이 크게 “독자가 편집자에게” “편집자가 독자에게”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독자들이 생각한 질문을 편집자들에게 듣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질문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시간이 확보됐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수현   수록작품을 편집자, 작가뿐 아니라 참석한 독자들이 낭독하게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예지는 무엇이었나? (〔문학3〕 빼고ㅋ)


은혜   『젤리와 만년필』이 가장 좋았다. 사실 낭독회 전부터 SNS 채널을 통해 『젤리와 만년필』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 낭독회에서 낭독한 작품 덕분에 더욱 좋아졌다. 왜 『젤리와 만년필』이 ‘고양이 문예지’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무척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고양이에게 살기 좋은 도시는 사람도 살기 좋은 도시이며, 주로 약자가 살아남기 위해 갖추는 귀여움이라는 특성과 강함도 공존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젤리와 만년필』의 지향이 맘에 들었다. 문예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래서 고양이를 선택했구나,라고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주현   『소녀문학』이 가장 좋았다. 『소녀문학』의 낭독 작품에는 성 정체성이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낭독을 들으면서 주인공이 소녀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소녀의 서사’가 무엇인지 『소녀문학』의 낭독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소녀문학』의 낭독 작품은 페미니즘 소설인 것 같으면서도 방향이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도 대변하는 문예지이기에 기존의 페미니즘 소설과는 페미니즘의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현   『비유』가 가장 좋았다. 책으로도 출간하는 다른 문예지들과 달리, 『비유』는 웹으로 보는 문예지이다. 그런 만큼 홈페이지 화면도 스마트폰과 인터넷 어디서든 보기 쉽게 구성을 잘 해놓았더라. 요즘 출판업계에서 전자책 시장이 뜨고 있는데 『비유』가 앞으로 전자책 산업을 대표하는 웹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동문학을 다룬다는 것도 『비유』만의 정체성이 되리라 본다.


은혜   『비유』에서는 “아동문학은 아동과 학부모, 교사만 읽는다”는 틀을 깨고 싶어하는 것 같다. 웹진이라는 접근성이 뛰어난 매체의 특성을 이용하여 아동문학의 편견을 깨려는 시도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Q. 이전 문예지와 독립 문예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은혜   독립문예지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한 문예지 편집자가 기존 문예지만큼의 원고료를 지급하려다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고 웃으며 이야기한 슬픈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러한 자본의 한계에도 분명 메이저 출판사의 잡지보다 더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의 문예지가 등단 제도를 포함해 다소 권위적인 느낌이 남아 있는 데 비해 독립문예지는 높은 등단의 벽을 깨부수려고 한다. “베고 자도 좋아요”라는 문예지 『베개』의 모토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등단을 거쳐야만 문학을 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게 아닌, 자유로운 투고로 등단과 비등단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것이 곧 독립문예지의 목표이자 정체성 아닐까. 많은 독립문예지가 자생적으로 잘 살아남아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현   독립문예지들은 무거움을 깨려는 시도가 보인다. ‘순수문학’ 작품이 아닌 상대적으로 가벼운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책을 잘 읽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독립 문예지에는 손이 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현   『비유』 편집자가 이야기한 “문학을 완성된 작품으로만 보지 않고, 그 과정으로서의 고민까지 보여주겠다”는 말이 독립문예지의 정체성을 잘 얘기해주는 것 같다. 이전에는 글과 종이로 잘 정제된 것만이 문학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허공의 고민과 공상,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 등 문학이 되기 전의 완성되지 않은 형태까지 모든 것이 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을 문학으로 인정해주는 게 독립문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요즘 문예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은혜   기존 문단의 권위와 폐쇄성으로 대중이 문학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에는 현재 문단에 머무는 많은 작가와 독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등단과 비등단의 경계를 나누지 않고, 권위를 허물고자 하는 시도들이 요즘 문예지들의 모습 같다.


수현   요즘 문예지들은 자신만의 정체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우리 모토에 공감하는 사람만 사라’는 자신감이 확실히 느껴진다.


주현   질의응답 시간 중 “왜 문예지를 읽나?”라는 질문에 한 독자가 이야기한 “원석을 발견하고 싶어서”라는 말에 공감한다. ‘요즘 문예지’에는 신선한 작품들이 무척 많다. 사실 책이 출간되려면 어떠한 정해진 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문예지들은 저마다 특성도 뚜렷한데다, “이건 문학이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 것보다 “이런 것도 문학이다”라고 이야기함으로써 문학이라는 장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정체성은 요즘 문예지들을 신선한 문학작품이 많이 발표되는 좋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줄 것 같다.



Q. 문예지를 직접 사 볼 것 같나?


은혜   질의응답 시간에 “잡지를 만들며 이전과 달리 알게 된 점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젤리와 만년필』의 편집자가 “돈이 많이 든다”고 답변하시더라. 웃픈(!) 이 답변을 들으며 독립문예지는 꼭 돈을 주고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주현   나도 사 볼 것 같다. 다른 책들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문예지를 구매할 때 내 구매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느꼈다. 단 한권을 사더라도 그 구매에 해당 문예지의 지향성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실려서, 다음호 문예지가 더 힘을 내서 세상에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영향력』의 편집자는 “문예지를 만들며 제일 신기하다고 생각했을 때가 누적 3000분이 어딘가에서 『영향력』을 읽고 계신다는 걸 문득 생각했을 때”라고 하셨는데, 이 답변을 들으며 그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수현   사실 독립문예지들이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을지 걱정이 되기는 한다. 현재 대부분의 독립문예지가 대형 서점 체인들에서도 입고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사실 문예지를 읽지 않는 독자들은 서점에 방문하면 이런 문예지들까지 둘러보기보다 본인이 사고자 하는 책만 사고 나오기에도 바쁜 것 같다. 더욱 많은 독자가 독립문예지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웹매거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전자책으로 출간해주었으면 한다. 모든 작품은 아니더라도 독립 문예지들의 대표작품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다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온라인 서점을 비롯하여 독립출판서점이나 동네서점과 같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독립문예지를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한다. 문예지들의 구매 플랫폼은 앞으로 계속해서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년 1월 2일)

72
댓글
요즘 문예지 공동 낭독회(12/26) '문학몹 333'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