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그냥 올려본다

자연동화작용
구름밭 2019-06-08 10:02:00 조회 : 270

    

<빗소리>

밤중에 쏟아지는 비 소리의 상쾌함! 수없는 빗방울이 무수한 나뭇잎에 부딪쳐 '솨-' 하는 소리다. 이 밤에 내리치는 비들의 합창이랄까, 수많은 잎사귀들의 떨림으로 연주하는 신선한 교향악이다. 건물 벽 장식테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는 '토동 통' 흥겹다.

비 갠 아침 창밖의 난간 가로대 밑에 조롱조롱 달린 물방울들이 귀엽고 유리창에도 아롱아롱 붙어서 집 안을 들여다본다. '주인님,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하늘에서 구름으로 놀다가 땅으로 내려오며 이 창가에 들러 내실을 구경하고 있어요.' 비에 흥건히 젖은 하얀 난간이 돋보여 가만히 손대니 지니고 있던 빗물을 내 손에도 묻혀 나누어 준다.

비 내리는 저녁에는 우산을 들고 비 맞으러 나간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머리 위에서 조잘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느릿느릿 걸어가는 재미가 좋다. 나무 아래를 지날 때는 '뚜둑 뚜둑' 야무진 소리로 바뀌고, 비가 세차게 내리면 나무가 급하게 내려놓는 빗물이 '후두두두두두' 자진모리장단으로 때린다. 빗줄기가 약해지면 다른 리듬 만든다. '후두둑 둑두 둑 둑.'

이 밤에 나무들이 비 받은 잎들을 불빛에 번들거리며 멋 부리는 것을 보아라.

높은 가로등 아래서 쳐다보면 공중에서 수없이 뿌리는 물보라가 불빛에 비쳐져 보이는 저것이 신비롭지 않은가?

<햇빛>

어느 날 아침 일어나 거실로 나오니 동쪽 창문에 비친 햇빛이 유난히 찬란해서 "야! 햇빛 봐라" 탄성이 나오고 가슴 속 기쁨이 솟았다. 동산에 해 뜨는 시간과 위치가 시절 따라 다른바 (봄이었다) 햇빛이 적합한 방향각도로 비쳐드는 시각에 보게 된 걸까, 유리창 반쪽 아래 시트에 비친 햇빛이 기막히게 화려하고, 유리를 통과한 한자락 햇빛이 거실 정면 아트월에 한 폭 액자 크기로 비춘 이것은 아! 누가 주시는 건가요? 그러나, 그리 오래 두시지 않으니 더욱 귀중합니다. 마룻바닥에 놓으시는군요. 평행사변형으로 멋을 내어 조금 길게.

이것뿐이랴! 남쪽 전경의 아파트마다 비친 빛의 향연을 보라. 늘씬한 탑상 건물들을 황금색으로 빛내는 것도 일품이요, 많은 유리창에 반사되어 다른 건물의 측면에 은은히 비친 창문무늬들을 사람들은 보는 걸까? 미술가는 저걸 보면 뭐라고 말할까? 아침 해가 전시하는 저 크고 우아한 디자인 작품을 나는 어쩌다가 보며 즐긴다.

그리고 나는 나뭇잎에 비친 햇빛을 유별 좋아한다. 햇빛이 잎새를 투과함으로써 녹색 잎이 새뜻이 밝은 연두색으로 바뀌어 황금 같아 보이는데 이것은 햇빛이 새는 잎의 뒷면을 보기 때문이다.

<구름 하늘>

시원한 방바닥에 누웠는데 창문가여서 높은 공중하늘을 보게 되었다. 아니, 하늘이 저렇게 파랗단 말인가? 흰 구름과 함께 보이는 하늘이 그야말로 '새파란' 게 아닌가. 하얀 구름은 파란 하늘을 더 파랗게 하고, 파란 하늘은 흰 구름을 마냥 희게 했다. 색깔 중에서 가장 차가운 색을 고르라면 청색이요, 흰색일진데 저걸 보면서 어찌 덥다 하리요. 이 여름에 아쉬운 냉기가 하늘에 있구나.

저 하늘 속 멀리멀리 아무리 가도 정녕 끝은 없단 말인가..... 무한 광대한 우주의 한 자락인 저 창공을 지금 창문으로 보이는 넓이만큼 내 방으로 맞아들이는 느낌이 문득 들어, 누워 있는 나의 몰골이 부끄러워진다. 그러나 누워야만 맞을 수 있는 귀빈이니 황송하게도 늘어지게 누워서 등으로 바닥의 서늘함을 누리고 눈으로는 푸른 하늘 두둥실 떠가는 구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마음은 어느덧 둥둥 푸르러진다.

35
댓글
패스워드 패스워드를 입력하세요.
자동등록방지키
 81141240   자동등록방지키를 입력하세요.
봄눈 내리는 사람이 되어 응시하는 사람